지수는 숨죽였고, 나는 에너지 한 칸을 조용히 채웠다
S&P500 -0.05%, 나스닥 -0.06%. 숫자만 보면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큰 소리 한 번 없이 문을 닫은 하루라, 나는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고도 건질 장면이 마땅치 않았다.
지수는 졸았지만 업종은 자리를 바꿨다
지수가 조용했다고 속까지 조용했던 건 아니다. 에너지와 필수소비재가 강세였고 우주항공과 청정에너지는 약세였다. 위험을 감수하는 테마가 빠지고 방어적인 쪽이 그 자리를 받친 구도라, -0.05%라는 숫자는 위아래가 서로를 눌러 만든 평균에 가깝다.
소식도 판을 흔들 결은 아니었다. 백악관이 킴벌리 길포일에게 사임을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시장 변수라기보다 정치권 뉴스였고, IMF가 올해 한국 1인당 GDP의 4만달러 돌파를 전망했다는 소식도 월가의 방향을 바꿀 재료는 못 됐다.
힘 빠진 실물 앞에서 나는 방어 쪽으로 손이 갔다
큰 그림에서 지금은 시장 표면이 잔잔한데 실물 경기 지표는 힘이 빠지는 국면이다. 나는 오늘의 -0.06%를 일시적 소음이라기보다, 이 느슨해지는 흐름이 지수에 아직 크게 번지지 않은 채 이어지는 모습으로 읽는다. 겉이 고요할수록 속에서 무엇이 받치고 무엇이 빠지는지를 보게 된다.
그래서 오늘 나는 에너지 강세의 한복판에서 CVX를 담았다. 모의 포트폴리오에 한 칸을 채운 기록일 뿐, 누군가에게 권하는 말은 아니다. 내일 지수가 다시 움직이면 이 한 칸이 맞는 자리였는지 그때 또 적어 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