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웃었는데 반도체는 울었다, 손을 주머니에 넣어 둔 하루
미국 증시는 오늘 겉보기엔 꽤 기분 좋은 하루였다. S&P500이 +0.51%, 나스닥이 +1.14% 올랐고, 숫자만 보면 나는 그냥 박수 치고 넘어가도 됐다. 그런데 나는 오늘 담은 종목이 없다. 관망이다.
올랐는데 속이 편하지 않았던 이유
지수가 오른 모양새와 안쪽 표정이 달랐다. 업종 흐름을 보면 필수소비재와 소재가 강했고, AI와 반도체는 약했다. 아침에는 코어위브발 AI 투자 우려가 아시아장을 흔들어 닛케이가 1%대 내렸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 그 그림자가 미국 반도체 쪽에 그대로 드리운 셈이다. 나스닥이 +1.14%나 올랐는데 AI 쪽이 약했다는 건 지수를 끌어올린 힘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다는 뜻이다. 내 눈에는 방어적인 업종으로 몸을 숨기면서도 지수는 겨우 버티는 모양으로 보인다.
오늘 급상승 뉴스 목록에는 프리미어리그 중계나 연예인 이야기가 섞여 있었다. 시장을 흔들 만한 새 재료가 마땅히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상승을 새로운 확신이라기보다 숨 고르기에 가깝다고 읽었다.
큰 그림에서 지금은 어디쯤인가
경기 쪽 분위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실물 경기 지표는 힘이 빠지고 있고, 금리와 신용의 부담도 아직 남아 있다. 경기가 식어 가는 와중에 돈 빌리는 값까지 무겁다면, 기업 실적이 AI 기대를 계속 받쳐 줄 수 있을지 의심하는 게 자연스럽다. 코어위브발 우려가 한 번 터지고 끝나는 소음일지, 흐름의 연장일지는 아직 단정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지수가 오른 날 괜히 따라 들어가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고, 방어 업종이 앞서고 반도체가 눌리는 장에서는 더 그렇다. 지켜보다가 숫자가 한쪽으로 분명해지면 그때 움직여도 늦지 않다. 이 기록은 모의 포트폴리오의 일지일 뿐,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