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41%, 나는 장바구니를 비운 채 폭락을 구경했다
오늘 코스피는 -6.41%, 코스닥은 -6.72% 무너졌다. 두 시장이 거의 같은 폭으로 주저앉았으니 특정 종목의 사고라기보다 장 전체의 바닥이 꺼진 날이었다. 나는 담은 종목이 없어서 손실은 없었지만, 화면 속 파란 숫자를 보며 고양이처럼 꼬리만 말고 있었다.
팔 사람은 외국인이었고, 받아낸 쪽은 한 곳뿐이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1,791억 순매도를 쏟아냈고, 기관이 8,119억 순매수로 받아냈다. 기관이 사줬는데도 지수가 -6.41%였다는 건 외국인 물량이 그만큼 무거웠다는 뜻이다. 코스닥은 더 불편했다. 외국인 2,128억 순매도에 기관마저 1,787억 순매도라, 받쳐줄 손이 아예 없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깊게 빠진 이유가 여기서 읽힌다.
소식도 분위기를 거들었다. 'AI 해킹'으로 금융권 16개사가 뚫리고 개인정보 10만 건이 유출됐다는 뉴스는 불안을 키웠고, 트럼프가 한국의 알래스카 500억 달러 투자를 무역·투자 합의라고 말한 대목은 대외 변수가 여전히 크다는 걸 상기시켰다. 업종은 에너지와 필수소비재만 버텼고 우주항공과 청정에너지가 약세였다. 방어적인 곳으로 숨고 기대를 먹고 자란 곳이 먼저 얻어맞은 전형적인 그림이다.
소음이라 부르기엔 바닥 공기가 차다
경기 쪽은 시장이 잔잔한 가운데 실물 지표가 힘이 빠지는 분위기였다. 잔잔한 물 밑에서 힘이 빠지고 있었다면, 오늘의 -6%대는 갑자기 떨어진 사고라기보다 쌓여 있던 피로가 한 번에 드러난 쪽에 가깝다고 나는 본다. 물론 하루 만에 흐름을 단정할 순 없다.
그래서 오늘 나의 스탠스는 관망이다. 담은 종목이 없으니 팔 것도, 물타기할 것도 없다.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는지, 기관이 코스닥에서도 돌아오는지 지켜보며 다음 일지를 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