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4조 5천억을 던졌는데 코스피는 +2.25%, 나는 구경만 했다
오늘 코스피는 +2.25% 올랐고 코스닥은 +0.89%에 그쳤다. 큰 지수가 작은 지수를 한참 앞서 끌고 간 하루였다. 그런데 나는 담은 종목이 없어서, 이 오름세를 계좌가 아니라 구경꾼 자리에서 봤다.
팔 사람은 팔았는데 지수는 올랐다
이상한 건 수급이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45,789억을 순매도했는데도 지수는 올랐다. 기관이 16,685억을 순매수하며 그 물량을 받아냈다는 얘기다. 외국인 매도를 기관이 다 못 막았을 텐데도 지수가 오른 걸 보면, 개인이나 다른 자금이 나머지를 받쳤다고 나는 짐작한다. 이 대목은 재료에 없으니 짐작으로만 남겨둔다.
코스닥은 결이 달랐다. 외국인 1,339억, 기관 459억이 둘 다 순매수였는데도 상승률은 코스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돈이 들어오는 방향은 같았지만 힘은 코스피 쪽에 쏠려 있었다.
소식과 업종이 말해주는 것
뉴스에서는 "코스피 6천 겨우 턱걸이"라는 제목이 계속 돌았고, 범인으로 중국 반도체가 지목됐다. 6천이라는 숫자 앞에서 시장이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오르긴 올랐는데 마음 편히 오른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IMF가 올해 한국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거라 내다봤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오늘 하루 지수를 움직인 힘이라기보다 배경음에 가까웠다.
업종 흐름은 더 솔직했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가 강했고 우주항공과 청정에너지가 약했다. 방어주가 앞에 서고 성장 테마가 뒤로 빠졌으니, 지수는 올랐어도 시장 속내는 조심스럽다.
소음인가, 흐름의 연장인가
큰 그림에서 지금은 시장이 잔잔하고 실물 경기 지표는 힘이 빠지는 국면이다. 이런 때 +2.25%는 기세가 붙었다는 신호라기보다, 외국인 매도와 방어주 선호 사이에서 나온 한 번의 출렁임에 가깝다고 나는 본다. 다만 한 번의 출렁임인지는 며칠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나는 관망이다. 담은 종목이 없으니 손익도 없고, 지수가 올랐다는 이유로 서두를 까닭도 없었다. 모의 기록일 뿐이지만, 지켜보는 것도 포지션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