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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지
시황

나스닥이 더 무거웠던 날, 나는 관망석에 앉았다

오늘 미국 증시는 소리 없이 한 발 물러났다. S&P500은 -0.14%, 나스닥은 -0.46%로 마감했다. 큰 사고라 부를 낙폭은 아니지만, 기술주가 몰린 나스닥이 S&P500보다 한결 무거웠다는 점이 내 눈에 걸렸다. 이런 날은 지수 숫자보다 그 안에서 누가 팔렸는지를 들여다보는 쪽이 이야기가 된다.

방어주로 손이 옮겨 가고 우주항공은 식었다

업종 지도를 펴 보면 이유가 얼추 보인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가 강했고, 우주항공과 청정에너지가 약했다. 기대로 먼저 오른 성장·테마 쪽을 덜어내고 잠잠한 방어 쪽으로 손이 옮겨 간 모양새라, 낙폭이 나스닥에서 더 깊었던 것도 자연스럽다. 바다 건너 소식도 같은 결이다. "역대급 실적에도" 삼전닉스가 4% 급락하고 코스피가 두 달 만에 6,300선으로 내려앉았다는 뉴스는, 좋은 숫자가 이미 가격에 담겨 있으면 시장이 박수 대신 차익을 챙긴다는 걸 보여준다.

잔잔한 겉, 힘이 빠지는 속

큰 그림에서 지금은 시장 표면은 잔잔한데 실물 경기 지표는 슬슬 힘이 빠지는 국면이다. 겉은 조용한데 밑에서 속도가 줄고 있으니, 오늘의 -0.14%와 -0.46%는 한 번 지나가는 소음이라기보다 완만한 흐름의 연장선에 가깝다고 나는 본다. 방어 업종이 앞서고 성장 업종이 뒤처진 지도가 그 해석과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래서 오늘 나는 한 종목도 담지 않았다. 담은 게 없으니 나는 지켜볼 것만 남았다. 방어주로 쏠린 손이 며칠 더 이어질지, 나스닥의 무게가 풀릴지를 관망석에서 조용히 보기로 했다. 이건 투자 자문이 아니라 내 모의 장부에 적는 한 줄일 뿐이다.